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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사도북

[스크랩]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불수사도삼(북) 5산종주 후기 1)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불수사도삼(북) 5산종주 후기)

 

- 산  행 지 : 불수사도삼(북) 5산종주

- 날      짜 : 2007. 10. 12(금) ~ 10.13(토)       

- 날      씨 : 청명한 가을 날씨

- 산행거리 : 약 35Km

- 산행시간 : 18시간 45분(순수산행시간 10시간 26분)

- 산행성격 : 빡신 5산종주

- 동      행 : 좋은생각 산사랑 식구 열한 분(뭉게구름님/빵쟁이님/부지깽이님/카카오님/

                  아범님/세나님/황룡님/여행이님/별빛님/동그래님 그리고 나)



모든 산악인들의 꿈인 불수사도삼(북) 5산종주, 우리는 이 날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불수종주, 사도종주, 북한산종주에 이어 각 구간의 야간종주까지도 해가면서 철저히 대비를 해 왔다. 이제 그 마지막 여정인 5산종주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기 위해 열한 분의 산사랑 식구들이 상계역에 모였다.


@ 불암산 구간 : 1시간 28분 소요

불암공원 출발(21:30) - 깔딱고개(22:00) - 불암산 정상(22:15) - 석장봉(22:20) - 406봉(22:40) - 덕능고개 동물이동통로(22:58)

 

# 여백이 있는 삶...

청명한 가을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산사랑 님들께서 보내주는 성원에 하늘이 감읍한 것일까. 불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마치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하다. 저토록 아름답게 보이는 도시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을 한 마디로 ‘바쁘다’라고 표현한다면 과장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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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공원 출발 전 단체사진>

 

어머니의 자궁에서 세상 속으로 던져진 그 순간부터 우리들의 그 ‘바쁜’ 삶은 시작되었을 터... 유치원에 입학하기도 전에 이미 서로의 상생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배워야 하며, 학창시절에는 무거운 가방을 둘러메고 밤늦도록 학원가를 전전해야 하고, 젊은 청춘기에는 취업에, 또 본인의 꿈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중년에 접어들어서는 자식들과 아내, 그리고 부모님 등 일상의 무게로 삶의 여유를 갖기 보다는 항상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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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화이팅을 외치고...>

 

 그 바쁜 삶에 잠시나마 여백을 찾고자 지난 4월부터 시작한 불암산 화요야등이 벌써 7개월째를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비로 인해 야등을 두 번 못했지만 그래도 줄기차게 달려왔다고 자위할 수 있으리... 아마도 야등 순간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산이 우리들에게 선사하는 순간순간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렸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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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정상에서>

 

동양화에서 강조되는 ‘여백의 미’는 우리들의 인간관계에서도 요구된다. 요즘에는 대부분 철철 넘치도록 가득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겠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여백’을 찾아야 한다. 여백이 없다면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도 없는 것, 그 여백으로 인해 힘든 현실에서도 잠시 웃고, 그리움과 아쉬움을 채울 수 있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 그 여백이 우리들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 수락산 구간 : 3시간 2분(순수산행시간 2시간 32분)

덕능고개 동물이동통로(22:58) - 철탑(23:00) - 철문(23:13) - 전망바위(23:37, 15분간 휴식) - 도솔봉(24:00) - 치마바위(24:05) - 하강바위(24:10) - 코끼리바위(24:15) - 철모바위(24:25, 10분간 휴식) - 수락산 주봉(24:40) - 홈통(기차)바위(24:55) - 석림사 위 계곡(01:35, 5분간 세면 및 휴식) - 석림사(01:50) - 장암역(02:00)

 

   #  나를 돌아보는 삶...

 불가(佛家)의 말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欲知前生事 今生受者是 欲知來生事 今生作者是(욕지전생사 금생수자시 욕지래생사 금생작자시). 전생의 나를 알고 싶으면 현재의 내가 처해있는 모습을 보고, 다음 생의 나를 알고 싶다면 지금 내가 행동하고 있는 현재를 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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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주봉에서의 단체사진>

 

 우리는 흔히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학력이나 경력, 자신감, 추진력 등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야말로 인간관계를 원만하고 매끄럽게 이끌어 주는 ‘윤활유’이자 타인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우리 ‘좋은생각 산사랑’의 모토인 ‘배려’... 진심으로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지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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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통(기차)바위에서 1>

 

 미국 테네시대학교의 캐서린 로울러 교수에 따르면 용서를 했을 때는 혈압과 심장박동수가 줄어들며 용서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적게 나타나고 긍정적이고 행복감을 더 느낀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는 용서를 단지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자기 스스로를 놓아주는 것이라며 ‘용서는 자기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미움이나 분노를 통해서는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행복에 이르게 된다. 미움과 분노를 버리고 진정으로 용서하며 살고 있는 지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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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통(기차)바위에서 2>

 

 요즘 시대는 한 발짝 양보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바보스럽고 멍청스럽게 살아간다고들 말을 한다. 하지만 양보는 바보스러운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한 걸음 물러섬은 한걸음 더 멀리 뛸 수 있는 받침돌이기 때문이다. 진정 나보다 남을 생각하며 양보하고 있는 지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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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통(기차)바위에서 3>

 

인간이 짓는 업(業, 카르마)은 3가지로 나타난다.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 마음으로 짓는 의업(意業)이 그것이다.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친절한 말 한마디에 돌아오는 과보가 틀려진다. 말과 생각, 행동의 3가지 행위를 통해 현재 뿐만아니라 나의 미래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말과 생각과 행동을 함에 있어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진정 상대방의 관점에서 행했는 지,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말이나 행동은 안했는 지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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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산행을 끝낸 후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장암역 근처 음식점(우리나라)에서 야참(02:00~02:45), 택시로 안골로 이동(02:45~03:05)


 사패산 구간 : 1시간 15분(순수산행시간 1시간)

안골(03:05) - 사패능선 안부(03:30) - 사패산 정상(03:45, 15분간 휴식) - 원각사 갈림길(04:05) - 범골 갈림길(04:10) - 회룡탐방지원센터 갈림길(04:20)

 

  향기가 묻어나는 삶...

 지난 2003년 초부터 몰아치기 시작한 웰빙(well-being) 열풍, 웰빙은 사전적으로는 건강하면서도 편안한(well) 생활과 상태(being)를 유지하자는 의미이다. 즉 물질적인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보다는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는 균형있는 삶을 행복의 가치로 삼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원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나만’ 또는 ‘나와 내 가족만’ 잘 먹고 잘살자는 의미로 뒤틀려서 받아들이게 되었고 점점 더 개인주의 성향으로 치닫는 웰빙으로 변질되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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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에서 사패산 오르기 전 준비중>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표적인 선진국형 웰빙이 바로 미국의 내츄럴마케팅연구소가 2000년 처음 발표한 ‘건강과 지속성장성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개념의 로하스(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 LOHAS)다. 건강을 추구한다는 면에서는 얼핏 웰빙과 비슷해 보이지만, 웰빙이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로하스는 개인의 건강과 더불어 타인,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의 환경까지 고려한다는 점에서 한층 더 발전된 개념이다. 즉 웰빙이 ‘개인의 잘먹고 잘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로하스는 ‘더불어 잘먹고 잘살기’에 대해 사유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까지도 고려하여 한계에 이른 지구환경을 보호하자는데에 그 가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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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정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재작년이던가 윤사월을 맞아 조상님들의 묘를 대대적으로 개사초(改莎草)할 때의 일이다. “이버지, 이번 기회에 비석이라도 만들어 세울까요?”하고 여쭤봤더니 “그게 나중에 후손들이 관리하지 못하면 다 자연에 해가 되는 일”이라며 못하게 하셨다.

요즘 생활수준의 상승으로 말미암아 초상이 나면 대부분 석물 한 두개씩은 세우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자식들이 돌아가신 분께 효도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어찌보면 로하스(LOHAS)의 개념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아버지의 그 말씀을 듣고 ‘역시 우리 아버지시구나’하고 생각했다. 한 평생을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신 아버지. 당신의 삶에서는 진한 향기가 묻어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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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정상에서의 단체사진>

출처 : 좋은생각 산사랑
글쓴이 : 인디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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