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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사도북

[스크랩]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불수사도삼(북) 5산종주 후기 2)

  도봉산 구간 : 3시간 25분(순수산행시간 2시간)

회룡탐방지원센터 갈림길(04:20) - 산불감시초소(04:45) -망월사 갈림길(05:00) - 헬기장(05:15, 30분간 야식) - 원도봉갈림길(민초샘에서 수통에 물채우느라 15분 소요) - 포대능선 Y계곡 입구(06:10) - Y계곡 출구(06:20) - 신선대(06:25, 15분간 휴식) - 우이암 갈림길(07:00, 10분간 휴식) - 오봉고개(07:30) - 헬기장(07:35) - 우이암(07:50, 10분간 휴식) - 원통사(08:10) - 삼거리(08:20, 5분간 휴식) - 우이암매표소(08:40) - 우이동(08:45)

 

 더 얻을 것도 더 누릴 것도 없는 삶...

시골 작은 교회 목사로서의 가난한 살림살이가 뻔하지만 드러내지 않고 언제나 교인들과 함께 즐거움과 아픔을 나누었던, '작은 그루터기' 로서 행복했던 반쪽이 목사 전생수 목사님...

목사님은 큰 교회에서 목회한 것도 아니고, 무슨 선교회나 단체는 물론 심지어 잡지에 이름을 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많은 글을 남기셨지만 간간이 입소문을 듣고 원고를 청탁하는 이들에게 번번이 겸손한 거절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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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계곡 올라오는 중>

 

그러나 동역자들이나 교인들, 갈증에 시달리는 나그네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스승이자 친구며 위로자였습니다. 안으로 교인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아픔을 나누었고, 교회 밖 사회를 향한 날은 향상 올곧게 서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리면 무디어질 만도 하건만 불의한 역사를 보면서 가슴 치는 일은 이 땅에 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목사님은 행복하셨습니다. 가난한 삶을 기꺼이 즐기셨으며, 가족에게 따듯한 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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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의 단체사진>

 

1995년 1월부터 충북연회 충주동지방 추평교회를 섬기면서 “우리 안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자.”라는 소망을 담아 농촌 공동체의 삶을 같이 아파하고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2005년 10월 14일, 새벽기도를 하던 중 뇌중풍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2004년에 미리 쓴 유언에 따라 평소 그가 원하던 대로 장기를 기증하였습니다. 전 목사님의 각막은 두 분에게 밝은 빛을 보게 했으며, 두 분에게 신장을, 또 한 분에게 간장을 드렸고, 심판막 연골까지 모두 7명에게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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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종교인들조차도 저 낮은 곳 보다는 보다 더 높은 곳으로, 더 얻을려고 애쓰고 더 누릴려고만 하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장례비도 없을 정도로 철저히 무소유의 삶을 살다 자신의 장기마저 기증하고 한 줌의 재로 변해 고향 인제의 어느 나무 아래 묻히신 전생수 목사님... 당신의 삶이 숭고하고 위대해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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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암능선 전망대에서 오봉을 배경으로...>

 

  아침식사후 랑데뷰산행팀과 합류, 도선사 버스로 도선사 광장으로 이동(1시간 4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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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나온 마눌과 함께>

 

  삼각산(북한산) 구간 : 5시간 45분(순수산행시간 3시간 26분)

백운대 매표소(10:30) - 경찰구조대(10:43) - 백운산장(11:00, 15분간 휴식) - 위문(11:25) - 백운대 갔다 위문으로 회귀(12:05) - 노적봉(12:25) - 용암문(12:40) - 북한산대피소(12:45) - 중식(1시간 5분) - 동장대(13:57) - 대동문(14:05) - 칼바위 갈림길(14:10, 10분간 휴식) - 대성문(14:33, 14분간 휴식) - 대남문(14:55, 35분간 휴식) - 우정교(16:00) - 북한산국립공원 구기분소(16:15) 산행종료

 

  #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고도원의 아침편지’처럼 매일 이메일을 통해 오는 ‘황인철의 아침공감’... 몇 달 전 그 편지의 제목이 ‘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였다. 곰곰이 개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개들은 평생 가벼운 몸으로 여행을 한다. 개는 ‘너무 커서 입에 물 수 없는 것’은 갖고 다니지 않는다. 또 개들은 물건을 물고 다니다가도 때가 되면 그냥 길에 두고 온다. 좀처럼 집으로 가져 오는 경우가 없다. 나중을 위해 어디 숨겨 놓지도 않는다. 개는 우리 사람들처럼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어떠한가. 남들보다 더 많고, 더 크고, 더 높은 것을 원하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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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출발 전 랑데뷰산행팀과 함께 파이팅!>

 

흔히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한다. 행복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어떤 순간에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는 것은 주변 여건과는 거의 관계가 없고 오히려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이 말은 아마도 우리가 더욱 많은 물질적인 욕망, 명예, 성공 등에 집착하면 할 수록 오히려 ‘행복’에서는 멀어진다는 것을 말하려 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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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장에서 잠시 휴식중>

 

죽음에 대해서 기술해 놓은 책이나 호스피스(hospice)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병으로 숨져가는 어린 자식을 보내야만 하는 가슴이 미어지는 부모나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랑하는 남녀의 사별로부터 부모의 죽음보다는 재산에 더 관심이 많은 자식들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양태는 아주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다만 공통적인 것은 삶의 많은 부분, 어쩌면 대부분의 가치를 차지했던 부(富)나 명예, 권력 등은 모두 부질없는 것을 깨달으며, 생(生)과의 이별을 눈앞에 둔 사람일수록 강한 삶의 의지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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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에서>

 

금강경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라는 시구가 있다.무릇 모양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부서지고 마는 헛된 것이니 그 모양이 영원하지 않는 이치를 알면 부처의 사계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쌓고 뺏고 모으고 탐착하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삶이 덧없음을 일깨우고 허상에 끄달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라는 금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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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대피소에서의 점심식사>

 

법정스님은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깆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라고... 스님은 또한 말한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집이 넓어서 천 간 넓이라 하더라도 잠잘 때에는 여덟 자 길이면 족한 것이고, 전답이 많아서 萬頃蒼波 같이 곡식이 많기로 하루에 두 되 쌀이면 그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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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문에서의 단체사진>

 

구기분소로 내려오는 중에 원교 이광사의 구풍첩에 창암 이삼만이 이어 쓴 시 한 구가 생각난다. 天理流行 明月自來照人 物慾淨盡 白雲亦可贈客(천리유행 명월자래조인 물욕정진 백운역가증객)  하늘의 이치따라 살아가니 밝은 달이 스스로 내려와 나를 비추어주고, 물욕을 씻어 없애니 흰 구름마저도 잡아다가 손님에게 줄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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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문에서의 단체사진>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비몽사몽간에 졸고 있는 와중에 문득 석용산 스님이 묻는다.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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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산종주 완주 후 음식점에서의 마무리 뒷풀이중>

출처 : 좋은생각 산사랑
글쓴이 : 인디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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