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어느 신문에선가 본 내용입니다.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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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복 받은 도시다. 조금만 벗어나도 산이 있다. 한강 위쪽 강북에는 소위 ‘불수사도북’, 즉 불암산(507.7m)-수락산(637.7m)-사패산(552m)-도봉산(740m)-북한산(836.5m)이 둘러싸고 있다. 강남엔 ‘삼관우청광’으로 불리는 삼성산(478m)-관악산(632m)-우면산(293m)-청계산(618m)-광교산(582m)이 아우르고 있다. 강북 산들은 기운이 강하다. 바위산이 많고 상대적으로 강남 산보다 험하다. 이에 반해 강남 산은 흙산이 많다.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
일반인들은 20시간 안팎 걸리는 게 보통. 토요일 오후에 출발해 무박으로 일요일 오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최근엔 13시간 이내 주파하는 산악마라톤 대회도 생겼다. 우승자 기록은 8시간 10분대. 불암산∼수락산∼사패산을 첫 번째 주에, 도봉산∼북한산 코스는 그 다음 주에 주파하는 ‘2주일 종주파’도 있다. 수락산 바위 암벽 정상과 하산길 기차바위(홈통바위)는 시작에 불과하다. 도봉산은 온통 기암괴석으로 쇠말뚝과 쇠줄에 의지해야 겨우 지날 수 있는 곳이 수두룩. 아찔한 천 길 낭떠러지도 곳곳에 숨어 있다. 암벽은 가능한 한 우회하는 게 좋다. 바위 앞에선 겸손이 최고 미덕. 북한산도 도봉산 못지않게 바위길이 많다.
○ 삼성산→관악산→우면산→청계산→광교산
능선 길이만 따진다면 불수사도북보다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악산 일부코스를 제외하곤 그다지 험난한 지역이 없다. 오르락내리락 오솔길을 가듯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여성이나 연장자, 초보자들에게도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다. 보통 주말 산행자들은 20시간 안팎에 걸쳐 종주를 마친다. 시간은 불수사도북과 비슷하다. 전문 산꾼은 7시간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주로 밤에 지나게 되는 관악산 코스는 조심해야 한다. 밤 산행은 낮 산행과 여러 가지로 다르다. 가끔 밤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한치 앞이 안보이기도 한다. 코스가 쉽다고 음주산행 하는 사람도 가끔 눈에 띈다.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 종주는 자유와 해방이다
산은 왜 오르는가. 그건 내려오기 위해서 오른다. 오를 때의 ‘선(線)’과 내려올 때의 ‘선’ 그리고 그 밑변을 이으면 삼각형이 된다. 삼각형이 돼야 비로소 등산은 완료된다. 불수사도북이나 삼관우청광은 각각 5개의 삼각형을 ‘발로 그리는’ 행위다. 삼각형은 자유다. 산은 해방구다. 가을 산은 바람 불어 더욱 선선하다. 야간산행은 묵언 정진이다. 풀벌레들은 자연의 목탁소리. 정상 정복에만 신경 쓰다 보면 주위 황홀한 가을 산 속살을 놓치기 쉽다.
▼ 가을산행, 이것만은 명심▼
1.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 누구한테 연락할 것인지 미리 정해 놓을 것. 그리고 그 연락상대에게 산행 일정이 표시된 지도를 미리 복사해 주고 산행에 나서는 게 좋다.
2. 종주 인원은 최소 3명이 넘어야 한다. 한두 명이 무턱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하면 대책이 없다.
3. 리더는 ‘생명 줄’이다. 대장의 결정이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4. 가을 산은 일교차가 심하다. 두꺼운 옷을 하나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게 체온유지에 효과적이다.
5. 종주 시작 전 24시간 동안은 평상시보다 2∼3L 물을 더 마셔두는 게 좋다.
6. 등산에는 하루 6000칼로리의 에너지(보통 3배)가 소비된다. 음식은 산행 도중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다. 낮에는 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밤에는 지방과 단백질로 칼로리를 비축하라.
7. 산행 도중 쉴 때는 앉지 말고 서서 쉬어야 한다. 한 발은 높은 위치에 두고, 나머지 한 발은 낮은 곳에 둔 채 스트레칭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더 좋다. 땀이 식지 않을 정도로만 쉰다.
8. 산행이 끝난 뒤 곧바로 술집이나 음식점으로 향하지 마라.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근육을 풀어줘야 근육통이 오지 않는다. 두 사람이 등을 맞대어 서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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