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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운 님이 쓰신 8월 꽃편지 배달했습니다!



상운 님이 쓰신 8월 꽃편지




모교인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으나 한 굽이를 돌아 공립학교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간 학교는 면부의 중학교였습니다.


시골 아이들이라 가난했지만 순박하고 밝았습니다.


학급 수가 적어서 모든 학급에 수업을 들어가게 되는데 중3 여학생반 수업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그 반에 ‘미나’라는 예쁜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제 수업 시간 전에 미나가 칠판을 깨끗이 닦았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손도 못 대게 했습니다.


 


미나가 저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여학생들은 툭 하면 미나를 들먹였습니다.


제가 숙제를 많이 내면 “선생님, 미나가 힘들잖아요?” 하면서 숙제를 줄여달라고 했습니다.


하루는 수업시간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요즈음 가계부를 쓰지 않는다고 했더니


어떤 녀석이 “선생님, 미나가 쓰면 되잖아요?”라고 해서 한바탕 웃기도 했습니다.


어떤 날은 퇴근시간이 되어 학교를 나서려는데


제 차 위에 누가 '선생님, 힘드시죠?'라는 메모와 함께 매실주스를 올려놓았습니다.


미나였습니다.


미나는 언제나 행복 아이콘이었습니다.


 


그런데 미나가 졸업한 다음 해에


제 수업시간에 자꾸만 시계를 쳐다보고, 일부러 잡담을 하여 지적을 당하는 여학생이 나타났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그 학생이 관심을 끌려고 그런다고 했지만 지나 보니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학생의 마음을 돌려 보려고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해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호되게 야단치고 아버지를 학교로 불렀습니다.


그 이후 여학생은 문제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저와의 관계가 좋아지지도 않았습니다.


 


두 번째 중학교를 거쳐 세 번째로 간 학교는 구미에 있는 여자고등학교였습니다.


담임을 맡지 않고 사회 · 문화 수업을 담당했습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있던 어느 날,


2학년 3반 수업을 하는데 실장이 제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반 티셔츠 드리면 입으실래요?"


영문을 모르는 저는 "응, 입지." 하고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실장이 티셔츠를 가지고 나와 입고 수업을 하라기에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 다음날 2학년 4반 수업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은 우리 반 부담임인데 어떻게 다른 반 티셔츠를 입을 수 있어요.” 하며 너도 나도 항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척 당황하였지만 애써 태연한 척 "그럼 너희들도 주면 되잖아." 했습니다.


실장이 티셔츠를 가지고 나오더니 역시나 입고 수업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티셔츠를 입고 있을 때, 한 학생이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원래 우리 거였어요."


약간은 도발적인 말이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체육대회 날, 부담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하고 열심히 수업을 하였습니다.


 


며칠 후 다시 2학년 3반 수업에 들어갔더니


"선생님, 우리 반 티셔츠 입기로 해놓고 왜 4반 티셔츠 입으셨어요." 하면서 여학생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습니다.


그 동안 분위기를 파악한 저는 비교적 여유 있게 받아넘겼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학생들이 까르르 넘어갔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크게 기뻐하는 여학생들의 감성에 젖어 즐거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다음 해에는 담임을 맡았는데 학급의 학생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습니다.


야간자습과 보충수업에 시달리다보니 학생들은 시간만 나면 엎드려 잡니다.


그 중에서도 실장은 아침부터 잠을 자는 학생이었습니다.


지각을 자주 하고 행동이 느립니다.


부탁을 해도 지시를 해도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우리 반은 공부도 꼴찌, 운동도 꼴찌였습니다.


심기일전하여 분위기를 바꿔놓으면 어느새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이 풀려 있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일 년 만에 갑자기 바뀐 것도 아닐 테고, 작년의 그 인기는 또 어디로 간 것일까요?


 


교육현장에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학생이 선생님을 좋아하면 그 기운이 주위의 학생들에게 전파되어 단박에 수업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선생님을 싫어하는 학생이 있으면 수업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한 사람이 학급 전체를 활기차게 만들기도 하고, 우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언급해서 유명해진 시 ‘나 하나 꽃 피어’입니다.


 


 


나 하나 꽃 피어


 


조 동 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꽃도 단풍도 되지 못했지만 공립학교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한 것을 저는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햇살이 따가운 8월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시기 바랍니다.


 


 


2016년 8월 초하루 상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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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은 지난 할 달 동안 '바람재 들꽃' 카페에 올라온 식물 사진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게재 순서는 닉네임의 가나다순이며, 주로 '우리 꽃 우리 나무' 방에 올라온 것들 중 
우리 바람재 식구들이 식물들의 이름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그 식물의 생태가 잘 드러난 것들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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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무꽃 - 곰발바닥 님 (7/17)



 


* 말나리 - 곰발바닥 님 (7/25)



 


* 산짚신나물 - 곰발바닥 님 (7/25)



 



* 흰여로 - 곰발바닥 님 (7/25)



 



* 은꿩의다리 - 곰발바닥 님 (7/25)



 


* 솔나리 - 곰발바닥 님 (7/25)



 


* 백리향 - 곰발바닥 님 (7/25)



 


 


* 나리난초 - 난이조아 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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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롱꽃 - 난이조아 님 (7/5)



 


* 병아리풀 - 난이조아 님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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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실바위취 - 난이조아 님(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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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조희풀 - 난이조아 님 (7/20)



 


* 대흥란 - 난이조아 님 (7/23)



 


* 가는미국외풀 - 난이조아 님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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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냉이 - 난이조아 님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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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메닥나무 - 난이조아 님 (7/29)

 


* 딱지꽃 - 다빈치 님 (7/2)

 

* 참싸리 - 다빈치 님 (7/4)

 

* 왜당귀 - 다빈치 님 (7/7)

 

* 속단 - 다빈치 님 (7/9)

 

* 닭의덩굴 - 다빈치 님 (7/9)

 

* 가는범꼬리 - 다빈치 님 (7/10)

 

* 나래가막사리 - 다빈치 님 (7/11)

 

* 장구밥나무 - 다빈치 님 (7/11)

 

* 타래난초 - 다빈치 님 (7/13)

 

* 산해박 - 다빈치 님 (7/17)

 

* 애기골무꽃 - 다빈치 님 (7/18)

 

* 칡 - 다빈치 님 (7/24)

 

* 자주꿩의다리 - 다빈치 님 (7/24)

 

* 노린재나무 - 다빈치 님 (7/25)

 

* 바위채송화 - 다빈치 님 (7/26)

 

* 보풀 - 다빈치 님 (7/30)

 

* 어리연꽃 - 다빈치 님 (7/30)

 

 

* 섬바디 - 라라샘 님 (7/1)

 

* 일색고사리 - 라라샘 님 (7/1)

 

* 섬말나리 - 라라샘 님 (7/1)

 

* 동자꽃 - 라라샘 님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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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나리 - 말발도리 님 (7/18)

 

* 곰취 - 말발도리 님 (7/18)

 

 

* 금꿩의다리 - 바람의나라 님 (7/12)

 

 

* 참좁쌀풀 - 산들꽃 님 (7/3)

  

* 갯방풍 - 산들꽃 님 (7/4)

 

* 병아리풀 - 산들꽃 님 (7/19)

 

* 순비기나무 - 산들꽃 님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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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나리 - 석태 님 (7/25)

 

 

* 일월비비추 - 실크아트 님 (7/3)

 

* 도깨비부채 - 실크아트 님 (7/9)

 

 

* 광릉골무꽃 - 어진내 님 (7/3)

 

* 광릉갈퀴 - 어진내 님 (7/24)

 

 

* 노란망태버섯 - 여행나라 님 (7/9)

 

 

* 송장풀 - 주이 님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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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단 - 주이 님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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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제비고깔 - 주이 님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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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바늘꽃 - 주이 님 (7/23)

 

* 말나리 - 주이 님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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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연꽃 - 주이 님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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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망초 - 주이 님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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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양귀비 - 지슬 님 (7/22)

 

 

* 가는잎금불초 - 촌사랑 님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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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래난초 - 칠점사 님 (7/4)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정가네(김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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