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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운 님이 쓰신 7월 꽃편지 배달했습니다!


7월 꽃편지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왔더니 쥐가 먼저 들어와 살고 있었습니다.


몸집이 작은 쥐였습니다.


각종 병균이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것 같아 찝찝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끈끈이를 펼쳐놓고 초음파 퇴치기도 설치해 보았지만 쥐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집에 놀러오는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가 하나 둘 늘어났습니다.


먹이를 가져다 놓으면 누가 언제 먹었는지도 모르게 없어지곤 했습니다.


고양이들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끈끈이에 쥐가 걸려들지 않았습니다.


다락에서도 다용도실에서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쥐가 완전히 퇴치된 것입니다.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제 우리 집은 사람만 사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숫자는 줄었지만 요즈음도 찾아오는 고양이가 서너 마리 있습니다.


그중에 제일 오래된 녀석은 갈색 바탕에 검은 얼룩이 있어서 제가 얼룩이라고 부릅니다.


먹다 남은 생선이나 고기를 주면 맛있게 먹습니다.


고양이도 우리도 좋은 일이라 여기며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식당에서 생선뼈나 남은 고기를 싸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하루는 얼룩이가 네 마리나 되는 새끼를 데리고 와서 우리 집에서 재우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빗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쫓아냈습니다.


먹이는 주되 잠은 재우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디서 낳았는지 모르지만 건강하게 새끼들을 지켜낸 얼룩이가 한편으로 기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숙소를 제공해주는 것은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녀석들은 우리 집을 기웃거리면서 먹이를 찾지만 잠을 자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새끼들도 이제는 제법 자라서 어미를 따라 다니지도 않고 각자 알아서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작을 쌓아놓은 팔레트 아래에서 새끼고양이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일주일쯤 지나니 새끼 세 마리가 보였습니다.


흰색, 황색, 회색으로 색깔이 달랐습니다.


어미는 어쩌다 한 번씩 우리 집에 오는 녀석인데 아무도 모르게 새끼를 낳은 것이었습니다.


아니, 다른 곳에서 낳아서 데려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새끼들은 작고 예뻤지만 얼룩이의 경우처럼 우리 집에서 키우는 것은 싫어서 어미를 볼 때마다 쫓아내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어떤 날은 밤에 장작더미 쪽으로 플래시를 깜빡이며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한동안 새끼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나 보다 했는데 밤중에 장작더미에서 고양이 소리가 났습니다.


호기심에 살며시 다가가 플래시를 비춰보니 어미가 놀라서 후다닥 튀어나갔습니다.


그 바람에 얹혀있던 나무가 툭 떨어졌습니다.


다음날부터 고양이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또 어디론가 거처를 옮긴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렇게 고양이는 새끼들을 데리고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몇 번 반복했습니다.


 


돌아다녀 보니 우리 집보다 좋은 곳이 없었던 걸까요.


얼마 후, 새끼고양이 두 마리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흰색 고양이는 왠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은 새끼 두 마리는 사람의 눈을 피해서 요리조리 다니면서 우리 집의 구조를 익히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나가보니 두 녀석이 창고 앞을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손짓을 하니 겁을 먹고 장작더미 쪽으로 도망갔습니다.


그 후로 황색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흰색에 이어 황색의 새끼고양이까지 사라진 것입니다.


두 마리의 새끼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고양이는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는데...... 궁금증이 더해가지만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오지 않는 것입니다.


밤에도 오지 않고 낮에도 오지 않습니다.


외톨이가 된 회색 고양이는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인기척이 나면 부리나케 장작 밑으로 몸을 숨깁니다.


몸은 바싹 말라있고 털에는 윤기가 없습니다.


병치레를 하는지 동공도 흐릿합니다.


먹을 것을 가져다주어도 잘 먹지 않습니다.


이런 녀석이 나름 무척이나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축대 위로 올라가서 놀다가 그 앞에 놓인 플라스틱 물통에 빠진 것입니다.


마침 그 속에 있는 물을 비워놓았기에 망정이지 속절없이 익사할 뻔 했습니다.


회색 고양이는 세 마리의 새끼 중에서 모험심이 제일 많고 행동이 빠른 놈입니다.


혼자가 된 후로는 피곤하고 지친 기색만 역역할 뿐 이전처럼 생기발랄한 모습이 아닙니다.


 


조각난 거울처럼 고양이 가족은 해체된 것 같습니다.


자식들의 생사가 불분명하며 어미는 자식을 버렸습니다.


이 가정이 부서진 데는 저의 책임이 제일 큽니다.


천애고아가 된 회색 고양이에게 너무 미안하여 따로 우유도 주고 밥과 생선도 내어줍니다.


하지만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입만 대어보고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사람이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면, 사람에게 그것은 장난이지만 개구리에게는 생사가 달린 엄청난 일이 됩니다.


장난삼아 어미를 쫓아내고, 호기심에 플래시를 켜들었는데 우리들의 숨바꼭질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 몰랐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다고 합니다.


또, 후회할 때가 다시 시작할 때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참회하는 마음으로 아픔을 보듬어주어야겠습니다.


 


제 시선의 절반이 장작더미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낯선 고양이가 새끼 주위를 어슬렁거리기에 얼른 쫓아냈습니다.


연약한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요즈음입니다.


7월을 후회 없이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6년 7월 초하루 상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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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은 지난 할 달 동안 '바람재 들꽃' 카페에 올라온 식물 사진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게재 순서는 닉네임의 가나다순이며, 주로 '우리 꽃 우리 나무' 방에 올라온 것들 중 
우리 바람재 식구들이 식물들의 이름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그 식물의 생태가 잘 드러난 것들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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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의다리아재비 - 곰발바닥 님 (6/5)



 


* 두루미꽃 - 곰발바닥 님 (6/5)



 


* 유럽나도냉이 - 곰발바닥 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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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향나무 - 곰발바닥 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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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미밀망 - 곰발바닥 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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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박꽃나무 - 곰발바닥 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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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리진달래 - 곰발바닥 님 (6/11)



 


* 국화방망이 - 곰발바닥 님 (6/20)



 


* 꼬리말발도리 - 곰발바닥 님 (6/20)



 


* 참좁쌀풀 - 곰발바닥 님 (6/20)



 


* 터리풀 - 곰발바닥 님 (6/20)



 


* 좀조팝나무 - 곰발바닥 님 (6/20)



 


 


* 박새 - 금성 님 (6/8)



 


* 개회나무 - 금성 님 (6/14)



 


 


* 큰방울새란 - 김지율 님 (6/15)



 


 


* 참기생꽃 - 난이조아 님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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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개연 - 난이조아 님 (6/4)



 


* 는쟁이냉이 - 난이조아 님 (6/6)



 


* 민백미꽃 - 난이조아 님(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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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자덩굴 - 난이조아 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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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제비란 - 난이조아 님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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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아리난초 - 난이조아 님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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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까치수염 - 넘은듯이 님 (6/8)









 

* 꼬리진달래 - 네오 님 (6/28)

 


* 잔개자리 - 다빈치 님 (6/1)

 

* 족제비쑥 - 다빈치 님 (6/2)

 

* 석잠풀 - 다빈치 님 (6/2)

 

* 벌사상자 - 다빈치 님 (6/3)

 

* 말똥비름 - 다빈치 님 (6/6)

 

* 민들레 - 다빈치 님 (6/9)

 

* 개정향풀 - 다빈치 님 (6/11)

 

 

* 노루발 - 다빈치 님 (6/12)

 

* 나비나물 - 다빈치 님 (6/12)

 

* 인동덩굴 - 다빈치 님 (6/15)

 

* 헛개나무 - 다빈치 님 (6/19)

 

* 산해박 - 다빈치 님 (6/18)

 

* 솔나물 - 다빈치 님 (6/21)

 

* 타래난초 - 다빈치 님 (6/25)

 

* 덩굴박주가리 - 다빈치 님 (6/25)

 

* 좁쌀풀 - 다빈치 님 (6/26)

 

* 가는범꼬리 - 다빈치 님 (6/28)

 

* 파리풀 - 다빈치 님 (6/30)

 

 

* 매화노루발 - 라라샘 님 (6/9)

 

* 자귀나무 - 라라샘 님 (6/19)

 

 

* 시닥나무 - 말발도리 님 (6/15)

 

* 누룩치 - 말발도리 님 (6/15)

 

* 금마타리 - 말발도리 님 (6/15)

 

 

* 노각나무 - 바람의나라 님 (6/8)

 

* 갯방풍 - 바람의나라 님 (6/28)

 

 

* 매화노루발 - 석태 님 (6/1)

 

* 산솜다리 - 석태 님 (6/2)

 

* 참기생꽃 - 석태 님 (6/7)

 

 

* 백당나무 - 실크아트 님 (6/4)

 

* 부게꽃나무 - 실크아트 님 (6/13)

 

* 정향나무 - 실크아트 님 (6/13)

 

* 죽대 - 실크아트 님 (6/20)

 

 

* 청미래덩굴 - 어진내 님 (6/30)

 

* 털중나리 - 어진내 님 (6/30)

 

* 함박꽃나무 - 어진내 님 (6/30)

 

 

* 수정난풀 - 여행나라 님 (6/28)

 

 

* 감태나무 - 오랜비 님 (6/2)

 

* 박쥐나무 - 오랜비 님 (6/9)

 

 

* 날개하늘나리 - 운곡야화 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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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주머니란 - 운곡야화 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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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복주머니란 - 운곡야화 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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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깨풀 - 운곡야화 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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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목나무 - 운곡야화 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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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상나무 - 제주큰동산 님 (6/12)

 

* 시로미 - 제주큰동산 님 (6/16)

 

 

* 개정향풀 - 주이 님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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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타리 - 주이 님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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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래난초 - 주이 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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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화방망이 - 촌사랑 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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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부채 - 촌사랑 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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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대극 - 촌사랑 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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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굴민백미꽃 - 촌사랑 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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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종덩굴 - 촌사랑 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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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상나무 - 촌사랑 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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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영도리나무 - 촌사랑 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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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난초 - 촌사랑 님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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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수염 - 촌사랑 님 (6/30)

 

* 큰까치수염 - 촌사랑 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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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정가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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