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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운 님이 쓰신 2월 꽃편지 배달했습니다!


2월 꽃편지입니다!

 

이 시대의 등불,

이 시대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신영복 선생님(이하, 선생으로 칭함)이 1월 15일 별세하셨습니다.

선생이 앓으신 악성흑색종이라는 병은

서양인들에게 잘 걸리는 피부암의 일종으로 다른 조직으로 전이가 잘 되는 암이며,

통증이 매우 강해서 마약성 진통제로도 다스리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선생이 오랜 감옥생활에서 햇빛을 제대로 쬐지 못해서 생긴 병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극심한 고통 가운데 스스로 곡기를 끊고 운명을 달리하셨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평소 선생의 글을 대할 때마다 신선한 감동과 더불어 마음 한편에 부채를 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제 선생을 떠나보내며 영전에 꽃 한 송이 올리는 심정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

 

선생은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0년 20일을 복역한 후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하셨습니다.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동양철학’을 강의하셨으며 1998년에 마침내 사면 복권되었습니다.

선생이 남기신 책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 <처음처럼>, < 강의>, <담론> 등이 있습니다.

 

<변방을 찾아서>라는 얇은 책이 나왔을 때, 서울 마포아트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했었습니다.

KBS 고민정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도종환 시인과 성공회대 교수 3명이 참석하여 토론한 행사였습니다.

토론에 앞서 신영복 선생의 말씀이 있었는데

선생은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夜深星逾輝)’는 말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위로의 말씀을 주신 것이지요.

이날 도종환 시인은 “어디에 있건 아름답고 향기롭게 피어나면

그 자리가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여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변방을 찾아서>는 선생의 글씨가 있는 곳에 찾아가서 그 글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으로,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이 책의 끝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석에 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씨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감옥에서 분노에 불타버렸거나 절망의 늪에 빠져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면 굴곡진 강물의 역사를 거쳐 고요한 바다에 이른 표정입니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사람의 평온과 안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생은 독서와 성찰로 내면을 다지면서 울분을 승화시켰고, 사회구조에 대한 생각을 인간관계와 자연으로까지 확장하였습니다.

그것은 글씨로도 나타나 어깨동무체, 연대체로 불리는 독특한 서체를 개발하기도 하였습니다.

‘더불어 숲’, ‘더불어 한길’, ‘여럿이 함께’, ‘함께 여는 새날’ 등의 글씨를 보면

선생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도 고립된 존재여서는 안 되며

수많은 ‘관계’속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주변을 변화시켜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선생이 글씨로도 많이 쓰신 ‘함께 맞는 비’는 바로 입장의 동일함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선생의 주옥같은 말씀을 담은 책들은 대학생 새내기 필독서로 뽑혀서

선후배, 동료 사이에 ‘관계 맺음’의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신영복 함께 읽기>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그는 역사적인 제약을 그에게 강요했던 사람들도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는 어떤 존재로 우리 앞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조정래 소설가는 “그이의 글의 마력과 매력은 뜨겁고 강하고 아픈 이야기를

낮고 조용하고 부드럽게 하는데 있다.”고 하면서 글과 사람이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말로 선생을 기리고 그리워하더라도 다시는 그 몸을 만날 수 없지만 남기신 말씀을 통해

우리들은 늘 그 정신의 향기를 함께 나눌 것입니다.

선생은 여행을 ‘떠남과 만남과 돌아옴’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생은 이제 긴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영원한 평화의 세계를 만나시고 새로운 빛으로 우리에게 돌아오실 것을 믿습니다.

지금 우리는 겨울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더욱 가까이 있습니다.

뼛속 깊이 파고드는 추위가 없다면 매화의 진한 향기를 어찌 다시 만날 수 있겠습니까?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 2016년 2월 초하루 상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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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은 지난 할 달 동안 '바람재 들꽃' 카페에 올라온 식물 사진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게재 순서는 닉네임의 가나다순이며, 주로 '우리 꽃 우리 나무' 방에 올라온 것들 중 
우리 바람재 식구들이 식물들의 이름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그 식물의 생태가 잘 드러난 것들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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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선화 - 곰발바닥 님 (1/20)


* 뱀톱 - 곰발바닥 님 (1/20)


* 치자나무 - 곰발바닥 님 (1/20)


* 보리밥나무 - 곰발바닥 님 (1/20)


* 동백나무 - 곰발바닥 님 (1/25)

 


* 자작나무 씨앗 - 기특해라 님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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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가막사리 - 다빈치 님 (1/16)


* 모감주나무 - 다빈치 님 (1/25)



* 목련 - 다빈치 님 (1/21)


* 매자나무 - 다빈치 님 (1/31)


* 때죽나무 - 다빈치 님 (1/31)


* 팥배나무 - 다빈치 님 (1/31)




* 천선과나무 - 들뫼지기 님 (1/9)


* 마삭줄 - 들뫼지기 님 (1/9)


* 고사리삼 - 들뫼지기 님 (1/10)


 


* 복수초 - 산마니아 님 (1/11)


* 소엽맥문동 - 산마니아 님 (1/11)




* 복수초 - 산으로 님 (1/3)


* 길마가지 - 산으로 님 (1/10)

 


* 가지복수초 - 아델 님 (1/26)



* 먼나무 - 윤선영 님 (1/4)



 

* 백서향 - 제주큰동산 님 (1/23)


* 제주수선화 - 제주큰동산 님 (1/4)
 

* 수선화 - 제주큰동산 님 (1/6)


* 굴거리나무 - 제주큰동산 님 (1/11)



* 금새우난초를 기다리며... - 촌사랑 님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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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나무 - 풍접초 님 (1/19)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정가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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