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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점봉산 곰배령(2013.12.27)

점봉산은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보고 서 있다. 한계령을 기준으로 보면 북쪽은 설악, 남쪽은 점봉산이다.  비록 설악산이란 이름으로 같은 국립공원지역에 묶여 있지만 대청봉과는 독립된 유순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점봉산 정상을 갈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인 한계령 - 망대암산 - 정상 코스는 백두대간코스로 휴식년제에 묶여 있다. 점봉산은 한반도 식물의 남북방 서식지의 한계선이 맞닿아 우리나라 전체 식물종의 20%에 해당하는 8백54종의 꽃과 나무들이 자생하는 보고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존구역이다.

   점봉산은 토박이들에게 ‘덤붕산’ 또는 ‘큰덤붕’으로 불린다. 경상도 말로 웅덩이를 뜻하는 ‘덤붕’이 왜 산에 가서 붙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점봉산을 살피다 보면 특이한 지명을 많이 만난다.  곰배령은 바람이 드세어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넓은 초원을 이루고 있다. 우묵한 지형은 누워있는 곰의 배와도 같은데 곰의 배는 다른 부위에 비해 털이 짧은 것이다. 이밖에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넓어진다고 해서 너른골, 그 앞에 가기 전까지는 안 보인다 하여 숨은골 등 한글로 된 지명이 많다. 박달나무가 많아서 단목령(檀木嶺), 호랑이를 사냥하던 홍씨 성을 가진 포수가 살았다 해서 홍포수막터, 주전골에서 위조 화폐를 만들던 무리가 망을 보던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망대암산 등 예부터 전해진 지명들은 그만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주전골 전설은 실제로 점봉산 인근에서 철광석을 녹이다만 쇳조각이 발견되기도 해 사실성을 더한다. 홍포수막터에 살던 포수는 정작 홍씨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온다. 움막을 지키며 포수의 수발을 들던 이가 포수 행세를 하고 마을로 내려오곤 했는데, 그가 홍씨라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다 와전되었다는 이야기다. 약수와 온천, 마을 이름에까지 배인 ‘오색’이라는 이름은 오색화의 전설에서 기원한다.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피었다는 오색화는 최근 복원된 오색석사의 앞뜰에서 자라고 있지만 정작 색이 화려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뜻하는 청색·황색·적색·백색·주황색이 지금 오색이라는 지명의 기원이 되었다고 하는데, 오색석사를 세운 뜻과도 같다고 풀이한다. 500년 전 오색석사의 스님이 발견했다는 오색약수는 탄산과 철분 등이 섞여 톡 쏘는 맛으로 유명한 점봉산의 명소였다. 하지만 1994년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오색그린야드호텔을 만들고 탄산온천을 개발해 하루 2000톤의 지하수를 뽑아 쓰면서 2004년부터는 약수물이 나오지 않는다.500년 동안 끝없이 솟은 물줄기가 한갓 10여년 만에 사람의 손에 의해 말라버린 것이다. 지역 주민들과 해당기관인 양양군청은 탄산온천 허가를 취소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역 개발이라는 실정법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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