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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

[스크랩] 상운 님이 쓰신 5월 꽃편지 전체메일로 배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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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람재들꽃'에서는 매달 초하루에


운영자의 꽃편지와 함께 지난 한 달 동안 '우리풀 우리나무' 방에 올라온 사진들 가운데서


식물 동정에 도움이 될 만한 사진을 골라 '전체메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닉네임의 개인정보에 전체메일을 '받음'으로 해 놓으신 분들 모두에게 꽃편지가 배달됩니다.


바람재 꽃편지는 2003년 우리 카페가 개설된 이래,


진랑 님, 별꽃 님(5년), 창너머하늘 님(5년)의 뒤를 이어


2016년 1월부터 상운 님께서 정성을 다해 써 주고 계십니다.


사진은 카페지기인 정가네가 골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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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운 님의 5월 꽃편지





사랑 때문에 삽니다.


사랑 때문에 죽기도 하고, 사랑 때문에 울고 웃습니다.


그 많고 많은 사랑 중에서 가장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은, 아마도 첫사랑이 아니겠는지요.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키가 훤칠하고 예쁜 여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대학시절, 메이퀸에 뽑혔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애교를 부리거나 딴지를 거는 녀석도 있었고 일부러 반항하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저도 마구 흔들렸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한 달이나 지났을까.


우리는 선생님을 졸라 우동집에 가고 빵도 얻어먹고 자취방으로 놀러도 갔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은 꿈결처럼 달콤했지만 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머릿속에 온통 달덩이 같은 얼굴과 향긋한 미소만이 가득할 뿐 영어도, 수학도, 심지어 선생님이 가르치는 국사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자취방에 갔다 오는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필름을 새로 돌렸습니다.


그것도 여러 번 돌렸습니다.


제 몸의 세포에서 자신감이 솔솔 빠져나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자신감이 빠진 다음에는 성적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슬펐습니다.


학생과 선생님으로 만난 것도 그렇지만 아무리 빼보아도 줄지 않는 나이 차이는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우리가 선생님 방에 드나든다는 것이 금세 소문이 났고, 얼마 후 학생부장 선생님께 불려가 '여선생 얼굴에 먹칠 하지 마라'고 혼이 났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살얼음 밟듯이 어둠을 밟고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특히 귀여워 하셨습니다.


옆 반에 수업을 가시면서 저를 보고 싱긋 웃으시면 아이들이 책상을 치면서 짐승처럼 울부짖곤 하였습니다.


야유의 함성 후에는 화장실 벽에 저와 선생님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갔습니다.


 


길은 보이지 않고 가슴은 답답했습니다.


뿌연 안개 속에 갇힌 시련의 날들이었습니다.


선생님 앞에서는 한없이 멋있고 의젓한 척했지만 집에 돌아오면 유리잔처럼 부서졌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패죽이고 싶도록 미웠습니다.


열병이 가라앉지도 않은 채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보았습니다.


그날따라 코피가 나는데 멎지를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솜으로 코를 막고 시험을 보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이나 지났을까, 중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내려갔습니다.


우리 학교는 중 ․ 고가 한 울타리에 있거든요.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질책하셨습니다.


“장학생은 못 되더라도 입학성적이 이게 뭐냐?” .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고개를 푹 숙이고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곁눈질로 본 선생님의 표정은 참 애매했습니다.


 


선생님은 중3 담임이 되고 저는 고1이 되었습니다.


눈이 멀어졌다고 마음마저 멀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하루는 도서관 앞에 자전거를 가져다 놓고 선생님의 퇴근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건물 뒤에 숨었다가 슬그머니 다가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집에 따라 가겠다고 했더니 세상에!


“우리집은 이제 금남의 구역이야 .”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그냥 집으로 찾아가지 그랬냐구요? 


그 때는 이미 집을 옮긴 다음이라 어딘지 모르고 있었거든요.


몇 번을 우겨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몰고 도로로 골목으로 미친 듯이 다녔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심장에 구멍이 뻥 뚫리고 그 구멍 사이로 시리고 아린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버림받은 사내의 비릿하고 축축한 슬픔.


아! 지금도 실감나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얼마 후 선생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학교에 내려가서 물어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럴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어떤 친구가 서울 동대문 중학교로 전근 가셨다고 했습니다.


구에게 들었냐고 하니까 어떤 선생님에게서 들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믿고 편지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모조지 전지를 사서 편지지의 가로 길이만큼 위에서 아래로 잘랐습니다.


만남의 기쁨부터 상실의 아픔까지 백지 위에 죄다 쏟아부었습니다.


종이의 앞과 뒤를 빼곡히 채웠습니다.


제 평생 제일 긴 편지는 바로 그때 쓴 편지입니다.


혹 동대문중학교에 계시지 않아 반송되어 돌아올까 두려워 제 주소는 쓰지도 않았습니다.


끝내 답장은 없었고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사랑은 존재에 대한 승인이며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고 자기가 가진 전부를 바치는 것, 맞습니까?


그러나 때때로 사랑은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 절망의 늪에 빠지게도 합니다.


세월은 무심히 흐르고 상처는 그렇게 꾸덕꾸덕 아물어 갔습니다.


이 세상에는 첫사랑보다 더 절실하고 소중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습니다.


 


잔인한 4월이 가고 신록의 5월입니다.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숲을 찾아 서로의 눈빛 속으로 한 걸음 더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오래된 편지


 


부러진


밀랍의 날개


 


바람,


무장 맵다


 


농담처럼 시간이 멎고


답장 오지 않았다


 


가난한


비손의 떨림


 


차오르는


생목


 


 


2016년 5월 초하루 상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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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은 지난 할 달 동안 '바람재 들꽃' 카페에 올라온 식물 사진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게재 순서는 닉네임의 가나다순이며, 주로 '우리 꽃 우리 나무' 방에 올라온 것들 중 
우리 바람재 식구들이 식물들의 이름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그 식물의 생태가 잘 드러난 것들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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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창초 - 곰발바닥 님 (4/17)



 


* 큰개별꽃 - 곰발바닥 님 (4/9)



 


 


* 옥녀꽃대 - 금성 님 (4/7)



 


 


* 솔붓꽃 - 난이조아 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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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개불알풀 - 난이조아 님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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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근잎천남성 - 난이조아 님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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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꽃마리 - 넘은듯이 님 (4/30)


 



* 화살나무 - 다빈치 님 (4/29)



 



* 피나물 - 다빈치 님 (4/19)



 


* 벼룩이자리 - 다빈치 님 (4/26)



 


* 선씀바귀 - 다빈치 님 (4/25)



 


* 종지나물 - 다빈치 님 (4/24)



 


* 좀씀바귀 - 다빈치 님 (4/23)



 


* 서울제비꽃 - 다빈치 님 (4/21)



 


* 산괴불주머니 - 다빈치 님 (4/18)



 


* 봄맞이꽃 - 다빈치 님 (4/18)



 


* 현호색 - 다빈치 님 (4/17)



 


* 살갈퀴 - 다빈치 님 (4/17)



 


* 자주광대나물 - 다빈치 님 (4/17)



 


* 돌단풍 - 다빈치 님 (4/14)



 


* 매화말발도리 - 다빈치 님 (4/13)



 


* 서양민들레 - 다빈치 님 (4/12)



 


* 쇠뜨기 - 다빈치 님 (4/11)



 


* 깽깽이풀 - 다빈치 님 (4/11)



 


* 긴병꽃풀 - 다빈치 님 (4/11)



 


* 얼치기완두 - 다빈치 님 (4/8)



 


* 꿩의밥 - 다빈치 님 (4/5)



 


 


* 족도리풀 - 달바위 님 (4/11)




 




 



* 피나물 - 라라샘 님 (4/28)



 


* 올괴불나무 - 라라샘 님 (4/18)



 


* 금붓꽃 - 라라샘 님 (4/13)



 


* 보춘화 - 라라샘 님 (4/10)



 


 


* 꽃다지 - 레나 님 (4/4)



 



 



* 애기괭이밥 - 말발도리 님 (4/27)



 


* 솜나물 - 말발도리 님 (4/11)



 


* 흰얼레지 - 말발도리 님 (4/2)




 




 



* 까마귀밥나무 - 물푸레나무 님 (4/13)



 


* 까치박달 - 물푸레나무 님 (4/13)



 


* 귀룽나무 - 물푸레나무 님 (4/13)



 


* 이스라지 - 물푸레나무 님 (4/13)



 


* 물푸레나무 - 물푸레나무 님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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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치마 - 바람의나라 님 (4/25)



 


* 당개지치 - 바람의나라 님 (4/21)



 


* 민둥뫼제비꽃 - 바람의나라 님 (4/15)



 


* 홀아비꽃대 - 바람의나라 님 (4/15)



 


* 매화말발도리 - 바람의나라 님 (4/15)



 


* 한계령풀 - 바람의나라 님 (4/6)




 




 



* 모데미풀 - 산들꽃 님 (4/27)



 


* 태백바람꽃 - 산들꽃 님 (4/27)




 




 



* 애기풀 - 산바람 님 (4/27)



 


* 꿩의밥 - 산바람 님 (4/11)



 


* 홀아비바람꽃 - 산바람 님 (4/21)




 

 

* 산철쭉 - 석태 님 (4/26)

 

* 백작약 - 석태 님 (4/22)

 

* 금낭화 - 석태 님 (4/19)

 

* 앵초 - 석태 님 (4/15)

크기변경-앵초-02.jpg

 

 

* 산자고 - 솜씨 님 (4/4)

 

 

* 회리바람꽃 - 실크아트 님 (4/27)

 

 

* 큰구슬붕이 - 안여사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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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제비꽃 - 안여사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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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초 - 안여사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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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괭이눈 - 안여사 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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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별꽃 - 안여사 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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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꽃나무 - 어진내 님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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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판나물과 남방바람꽃 - 여행나라 님 (4/18)

 

* 화엄사 홍매 - 여행나라 님 (4/7)

 

 

* 쇠물푸레나무 - 영심이 님 (4/24)

 

 

* 등대풀 - 오랜비 님 (4/16)

 

 

* 애기송이풀 - 운곡야화 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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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칡 - 운곡야화 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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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쓴풀 - 운곡야화 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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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미나리아재비 - 운곡야화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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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깽깽이풀 - 운곡야화 님 (4/5)

 

* 나도양지꽃 - 운곡야화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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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자고 - 운곡야화 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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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데미풀 - 운곡야화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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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바람꽃 - 운곡야화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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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나물 - 운곡야화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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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주바람꽃 - 운곡야화 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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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뿔냉이 - 운곡야화 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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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녀꽃대 - 유유마 님 (4/17)

 

 

* 서양민들레 - 정가네 님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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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새우난초 - 제주큰동산 님 (4/26)

 

 

* 각시붓꽃 - 주이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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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나물 - 주이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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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나물 - 주이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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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마가지나무 - 주이 님 (4/5)

 

* 산괭이눈 - 주이 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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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깔제비꽃 - 초록세상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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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바람꽃 - 촌사랑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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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꽃광대나물 - 촌사랑 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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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바람꽃 - 촌사랑 님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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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데미풀 - 촌사랑 님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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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치마 - 촌사랑 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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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지치 - 촌사랑 님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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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자운 - 촌사랑 님 (4/7)

 

* 냉이 - 촌사랑 님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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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괴불나무 - 촌사랑 님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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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복초 - 칠점사 님 (4/28)

 

* 노랑무늬붓꽃 - 칠점사 님 (4/25)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정가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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