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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창너머하늘 님이 보내신 9월 꽃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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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재 식구들에게! 9월입니다.

결혼과 함께 시작한 아파트생활이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많은 세대가 모여 함께 살다보니 냉난방 관리와 편의시설 등 아무래도 

일반주택보다는 여러가지로 편리한 점이 많겠지요.
그런데 이런 아파트생활이 저는 무척 답답하답니다.
높은 층에 살면서 앞 뒤 창문을 열어두면 바람이 잘 통하여 시원한데 

뭐가 답답하냐고 지인들은 말합니다.
호강에 겨운 투정이라고 지청구를 주는 어른들도 계십니다.
일정 부분은 공감을 합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생활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지만
그것이 또한 저에게는 답답함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친정 부모님은 늘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사셨습니다.
집이 동네의 초입에 위치했던 까닭에 이웃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이나 예식장에 갈 때, 자식들의 집에 가고 올 때, 용돈벌이를 하러 갈 때 등등...
아무나 오가는 길에 들러서 주인이 없어도 상관하지 않고 

냉장고에 채워둔 얼음물을 한 잔 들이키고 마루에 앉아 땀을 식히고 가곤 했지요.
시장을 봐 오다가 찬거리나 과일을 덜어 놓고 가신 적도 많았습니다.
우리집을 지나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들어와 놀고 가던 집이었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결혼을 하고 보니 시어머님은 너무 다른 분이셨습니다.
당신은 물론이거니와 며느리조차 이웃과 교류하는 것을 싫어하셨습니다.
볼일이 없으면 일주일이 넘게 밖에 나가는 일이 없으셨고
며느리가 슈퍼에 갔다가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면 

무슨 일로 그리 오래 나다니느냐고 싫은 내색을 하셨습니다.
자초지종을 얘기하면 말대꾸한다고 서운해 하시기까지 하니 아예 

그런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습니다.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그렇게 살다보니 그 생활이 익숙해져서

세상과, 이웃과 소통하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게 되어 버렸습니다.
사방으로 꽉 막힌, 누구의 간섭도 없는 아파트는 그런 나에게 안전한 도피처였지요.

아직도 이웃과의 소통이 많이 서툰 저에게 

엊그제 있었던 일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찬거리와 일용품들을 구입했더니
가지고 갔던 시장바구니에 다 담을 수가 없어서, 마트에 있던 빈상자에 담아 왔습니다.
아파트의 공동현관을 열고 들어오면서 무에 그리 바빴었는지 상자만 들고 오고
지갑이랑 핸드폰 자동차열쇠가 들어 있는 시장바구니는 현관에 그냥 버려두고 들어왔습니다. 
대여섯 시간이 지난, 밤 10시경이 되어서야 문득 생각이 나 

후다닥 내려가보니 1층 우편함 위에 얌전히 얹혀져 있었습니다.
얼마간의 현금과 각종 카드들이 걱정되어 지갑을 열어봤더니 세상에나......
어느 맘씨 고운 분이, 지갑 안쪽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현금을 깊숙이 숨겨놓고서 

시장바구니 안에 넣어 두었습니다.
아이들이나 다른 사람이 주웠을 때, 

현금은 가져가고 지갑과 다른 것은 버릴 것을 염려했었나 봅니다.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와 내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현관문을 닫고 들어오면 세상과 단절된, 

오직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의 생각과 자유를 즐길 수 있는 곳,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래 윗 집이나 앞 집 사람조차 모르는 아파트.  
이제부터는 누군지 알 수도 없는 고마운 그 분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서라도 문을 열고 싶습니다.
오가는 이웃들 모두를 한식구로 품으셨던 친정부모님께는 턱도 없이 못미치겠지만
여덟 살, 여섯 살 두 아들을 두고 있는, 미소가 예쁜 앞집 젊은엄마하고라도 

먼저 좋은 이웃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김치부침개라도 한 장 부쳐놓고, 아래 위층 분들을 모시는 것도 괜찮겠지요.
제 지갑을 살뜰이 챙겨주신 그분이 오신다면 더욱 좋겠고요.

가을이 오는 길목에 늦더위가 한창이지만
서늘한 바람이 몰고 오는 하늘은 맑고 예쁩니다.
파란 하늘에 구름송이가 피어나듯 웃음이 피어나는 시간들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 

 

                         - 2011년 9월 1일 바람재 운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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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지난 한 달 동안 카페에 올라온 것들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게재 순서는 닉네임의 가나다순이며, 우리꽃 우리나무 방 등에 올라온 것들 중

되도록이면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도록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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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사화 - 가야는짱 님 (8/9)

 

 

 

 

* 수박풀 - 가을날 님 (8/6)

 

 

 

 

* 왕둥굴레 - 감골 님 (8/2)

 

 

 

 

* 유홍초 - 강물 님 (8/29)

 

 

 

 

 

* 세뿔석위 - 기분좋은날 님 (8/7) 

 

 

 

 

* 모감주나무 - 기특해라 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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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망태버섯 - 까치밥 님 (8/18)

 

 

 

 

* 뻐꾹나리 - 까치밥 님 (8/21)

 

 

 

 

* 어리연꽃 - 꼭두서니 님 (8/13)

 

 

 

 

* 물옥잠 - 꼭두서니 님 (8/13)

 

 

 

 

 

* 상사화 - 꽃창포 님 (8/15)

 

 

 

 

* 연꽃 - 나이스 님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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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뻐꾹나리 - 네모 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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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바위취 - 네모 님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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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퍼리잔대 - 네오 님 (8/7)

 

 

 

 

* 가는장구채 - 네오 님 (8/8)

 

 

 

 

* 큰도둑놈의갈고리 - 네오 님 (8/13)

 

 

 

 

* 하늘매발톱 - 눈꽃 님 (8/24)

 

 

 

 

* 침식나무 - 달희 님 (8/19)

 

 

 

 

* 자주꽃방망이 - 덕운 님 (8/22)

 

 

 

 

* 애기앉은부채 - 둥굴레 님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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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리향 - 둥둥 님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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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떡쑥 - 둥둥 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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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방망이 - 둥둥 님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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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철란 - 래리삐 님 (8/6)

 

 

 

 

* 배풍등 - 물푸레나무 님 (8/23)

 

 

 

 

* 참나리 - 민들레 님 (8/9)

 

 

 

 

* 왜지치 - 민들레 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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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솜방망이 - 복사꽃그리움 님 (8/20)

 

 

 

 

* 노랑물봉선 - 복희 님 (8/29)

 

 

 

 

* 수염가래꽃 - 비단옷 님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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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송 - 구미시 선산읍 독동 소재. 천연기념물 357호- 비단옷 님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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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꿩의다리 - 비바리 님 (8/22)

 

 

 

 

* 개자리 - 사랑초 님 (8/13)

 

 

 

 

* 토끼풀 행운찾기 - 새벽향기 님 (8/24)

 

 

 

 

* 며느리밑씻개 - 선한사람 님 (8/25)

 

 

 

 

* 며느리배꼽 - 숲꽃향기 님 (8/3)

 

 

 

 

* 연꽃 - 스투파 님 (8/4)

 

 

 

 

* 금꿩의다리 - 시리 님 (8/17)

 

 

 

 

* 홍도까치수염 - 안여사 님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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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패랭이 - 안여사 님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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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오줌 - 안여사 님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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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체꽃 - 애미 님 (8/9)

 

 

 

* 꿩의다리 - 어진내 님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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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사화 - 여행나라 님 (8/7)

 

 

 

* 이삭여뀌 - 여행나라 님 (8/26)이삭여퀴

  

 

 

 

* 좀목형 - 然雲 님 (8/2)

 

 

 

 

* 이스라지 - 연운 님 (8/12)

 

 

 

 

* 벌개미취 - 작은마음이 님 (8/23)

 

 

 

* 벌개미취 - 정가네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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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나무 - 주이 님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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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 주이 님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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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방풀 - 주이 님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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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상사화 - 청로 님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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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사철란 - 청로 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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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 초아 님 (8/10)

 

 

 

 

* 오랑캐장구채 - 촌사랑 님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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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바늘꽃 - 촌사랑 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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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똥풀 엘라이오즘 - 터앝 님 (8/19) 

 

 

 

* 흰이질풀 - 파란하늘꿈 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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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가리 - 파란하늘꿈 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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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철란 - 파란하늘꿈 님 (8/16)

 

 

 

 

* 덩굴별꽃 - 포근이 님 (8/1) 

 

 

 

 

* 낚시돌풀 - 포근이 님 (8/6)

 

 

 

 

* 자주땅귀개 - 포근이 님 (8/13)

 

 

 

 

 

* 네귀쓴풀 - 포근이 님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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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딸나무 - 풍접초님 (8/22)

 

 

 

 

* 란타나 - 피어리스 님 (8/15)

 

 

 

 

* 도라지모싯대 - 한물결 님 (8/29) 

 

 

 

* 분홍장구채 - 한물결 님 (8/30)

 

 

 

* 해오라비난 - 해오라비 님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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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요등 - 홍주네 님 (8/2)

  

 

 

 

* 곰딸기 - 희야 님 (8/10)

 

 

 

 

* 노랑물봉선 - 히든카드 님 (8/9)

출처 : 바람재 들꽃
글쓴이 : 정가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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